BI(비즈니스 인텔리전스)시장의 대대적인 지각변동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BI시장은 올해 초부터 대형 인수·합병(M&A)건이 터졌다.
오라클이 33억달러를 들여 BI의 대표업체라 할 수 있는 하이페리온 인수를 성사시킨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오라클은 시벨 인수 이후 데이터의 분석 부분을 크게 강화하고 있었으며, 이번 하이페리온 인수를 통해 BI 부분을 향후 주력 분야로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더욱 분명히 하고 있다.
물론 오라클외에도 HP, SAP,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형 SW업체들의 BI시장 공략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MS는 최근 엑셀 기반의 분석 전문업체인 프로클라리티를 인수해 오피스 영역에서의 BI 기능 강화에 이미 나선 상황이다.
SAP 역시 지난해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UI와 분석 능력을 강화한 SAP 애널리틱스를 발표해 전열을 정비했다.
이들 대형 벤더들은 기존 취약점으로 지적되던 분석 능력을 보완하고, 한걸음 더 나아가 통합성과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 BI 솔루션 라인업과 장기 로드맵을 속속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이들은 분석 능력이 떨어지고 BI 제품을 주력 제품군에 덧붙여 번들로 제공하는 전략을 취했으나 점차 BI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전략적 영역으로 격상시켜 바라보고 있다.
기존 BI 전문 업체들에게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향후 1~2년간 국내 BI시장에서의 지각변동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이들 대형 SW업체들은 모두 자사의 비전에 맞춰 제품 통합 등의 장기적인 로드맵 제시와 함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BI 환경 구현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한편 코그노스나 비즈니스 오브젝트와 같은 기존 BI 전문 업체들 역시 일반 유저를 대상으로 한 쉬운 제품군 확산에 힘쓰고 있다.
대형 IT벤더와 BI 전문업체들의 경쟁은 ‘엑셀’로 대표되는 가벼운 분석 도구 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 BI 시장 급성장 기대치 반영 = 이렇듯 최근 BI 시장에 대형사들의 진입이 연이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올해를 기점으로 BI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되고 있다.
또 대형 IT 시스템 도입을 마친 기업들의 경우 단순 분석 기능만을 제공받기 보다는 기반 인프라와 밀접히 연계된 분석 시스템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대형 기업들의 BI 솔루션 도입이 늘어나고 있다.
BI 시장 확대 속에 대형 벤더들의 시장 진입은 기존 시장의 경쟁구도와 양상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BI 전문 업체들간 고급 분석 기능과 같은 기술력을 중심으로 한 경쟁구도는 점차 여타 기업용 애플리케이션과의 연계 및 통합에 초점이 맞춰진 BI 플랫폼 경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규모의 경쟁으로 변화해 가고 있다.
대형 IT 벤더들은 BI 솔루션을 여타 부분과의 시너지 창출요소로 여기고 있으며, 다양한 솔루션을 포괄하는 스택(Stack) 전략의 일환으로 삼고 있어 BI 시장은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공세의 오라클 vs 전열 가다듬은 SAP = 최근 BI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오라클이다.
연이은 인수·합병을 통해 BI 솔루션을 대대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오라클은 자체 BI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벨과 하이페리온을 연이어 인수·합병해 BI 시장의 석권에 나서고 있다.
특히 시벨 인수를 통해 기존 취약점이던 분석 능력의 보완을 이뤘음에도 하이페리온 인수라는 강수를 추가했다.
BI를 단순히 데이터 분석 부분에 국한시키지 않고 기업성과관리(CPM) 및 재무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인 동시에 다수의 BI 고객군 확보를 통해 영향력을 극대화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오라클의 대대적인 공세에 맞서야 하는 SAP는 지난해 BI 부분의 정비를 어느 정도 완료했다.
SAP는 그동안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되어 오던 열악한 사용자 화면(UI) 부분에 역점을 두고 대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SAP는 비주얼 컴포저(Visaul Composer), 어도비의 플렉스 엔진 등을 활용해 화려한 UI와 사용자가 직접 화면을 설계 변경할 수 있는 제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좀 더 세부적인 모델링과 퍼포먼스의 향상도 이뤄졌다.
SAP는 기존 분석 리포팅 도구인 SAP BW로는 EDW 구성에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넷위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BI 제품군 개발에 착수했다. 2004년부터 SAP는 애널리시스 전담부서를 두고 이를 전략적으로 강화해 왔다.
SAP의 BI 전략은 단순 분석 작업에 그치지 않고 ERP의 활용을 극대화하고 프로세스 관리 및 분석이라는 영역으로 BI를 확장시키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SAP는 이를 두고 ‘프로세스와 분석의 결합’이라는 컨셉을 제시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와 서비스를 손쉽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의 기반은 넷위버가 담당하는 구조를 이루고 있다.
◆BI 시장 최대 복병 ‘오피스 2007’= 마이크로소프트의 BI 시장 공략의 선봉은 ‘2007 오피스 시스템’이다.
지난 1월 31일 윈도우비스타와 함게 출시된 오피스 2007은 크게 달라진 인터페이스와 파일 시스템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출시 전부터 마이크로소프트는 2007 오피스 시스템은 익스체인지, SQL서버, 비즈톡 서버의 기능들이 결합돼 커뮤니케이션 및 협업, BI, 콘텐츠 관리 기능이 제공된다며 높은 기대치를 보였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능에 대한 평가는 이르지만 가장 저변이 넓은 분석 도구라 할 수 있는 ‘엑셀’과 SQL 서버와의 통합성이 제대로 구현된다면 BI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오피스를 BI 영역의 프레젠테이션에 활용할 경우 급격한 BI 대중화와 함께 가장 강력한 시장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대형 SW 기업들의 BI 강화 전선에 최근에는 HP도 합류했다. HP는 올해 하드웨어와 DW 엔진을 결합한 BI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HP는 이미 BIO(업무 정보 최적화)란 이름으로 BI 시장을 관리 소프트웨어와 함께 HP 소프트웨어 전략의 한 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HP 내에도 최근 이 부문을 전략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TFT가 만들어졌다. HP의 BI 제품은 하드웨어와 통합한 제품으로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BI 전문업체, ‘파장 크지 않다’ = 대형 IT 벤더들의 BI 시장 진출 강화에 대해 기존 BI 솔루젼 전문 업체들은 "이미 예상됐던 수순"이라며 애써 담담한 반응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초 하이페리온의 M&A건에 대해서는 기존의 예상을 넘어선 결과로 받아들이고 있다.
BI 업계의 한축이던 하이페리온이 인수·합병된 만큼, 여타 BI 전문업체들 역시 M&A 대상에 정면으로 노출되고 있으며. 비즈니스오브젝트나 코그노스, MSTR 등도 인수합병의 물망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형 IT 벤더들의 BI 강화에 대해 BI 전문 업체들은 일단 ‘기존 비즈니스의 연장선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형 벤더들은 BI에 전적으로 매달릴 수 없는 비즈니스 구조이기때문에 BI를 기존 주력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BI시장이 점차 양극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기존 BI 전문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고급 BI 시장과 각사의 주력 제품에 추가되는 손쉬운 BI 툴 시장으로 양분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오라클, SAP, MS 등 DBMS 및 ERP 벤더들이 겨냥하고 있는 사용자층은 고급 분석이 아닌 일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영역이라는 것.
즉 기존 ‘엑셀’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전개되겠지만 BI 전문벤더들이 지향하고 있는 고급 분석 시장으로의 진입은 이뤄지지 않거나 이뤄지더라도 매우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BI시장 구도, ERP-DBMS 시장에 후폭풍 예상 = 이런 시장 양분화는 오라클이나 MS 등이 M&A를 통해 전문 BI 업체를 확보하더라도 BI 플랫폼이나 포트폴리오 완성, 그리고 기존 제품과의 통합성 강화가 1차 당면과제이기 때문에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거대 기업들은 플랫폼의 한 요소인 분석 능력 향상에만 매달릴 수도 없고 그럴 의지도 없다"는 것이 BI 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분석 능력 강화에 매달릴 경우 이로 인한 득보다는 실이 훨씬 많기 때문에 고급 분석 기능은 파트너를 통한 해결이 사실상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결국 최근 진행되고 있는 대형 기업들의 BI 강화가 BI 전문 업체들에게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BI 시장 경쟁은 기존 ‘엑셀’이 차지하고 있는 영역에서 비롯될 것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수주 경쟁이나 큰 폭의 매출 하락 등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히려 BI를 촉매로 ERP나 DBMS 시장에서 경쟁이 더욱 거세질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시장 경쟁 구도는 국내 BI 업체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다수의 BI 업체들이 고급화된 분석 능력보다는 국내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UI와 쉬운 사용 등을 강점으로 갖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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